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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리뷰

문구덕후의 문구FLEX

by Nomadj 202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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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장바구니, 찜 기능을 통해 담아둔 상품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구매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한다. 진짜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가격 대비 품질이 괜찮은지, 더 나은 상품은 없는지 등 계속 고민하다가 품절되어 결국 구매하지 못한 상품도 있을 정도이다.

 

최근 몇 개월간 계속 살지 말지 생각한 물건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샀다. 그러니 리뷰를 하고 있겠지?

 


 

나는 한 필통을 5년 정도 사용하였는데 낡기도 낡았으며,  대학생 때는 어느 정도 용납 가능한 범위의 귀여운 디자인일지는 몰라도 사회초년생이 된 지금 사용하기에는 다소 '요란한 '필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로 '점잖은' 필통을 찾던 중, 컨트롤 9의 가죽 필통을 발견하게 되었다. 두루마리 형식의 디자인과 컨트롤 9의 상품 브랜딩을 보며 여기서 판매하는 필통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controll9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문구류로, 필통이나 노트 오거나이저, 여권 케이스 등이며 전부 가죽으로 되어있다. 필통의 경우 두루마리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끈으로 돌돌 감으면 된다. 기존에 지퍼 형식의 필통을 사용하던 나는 끈 형식의 필통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만 사용성 측면에서 불편할 것 같았다. 지퍼보다는 열고 닫는데 오래 걸리고, 내용물이 밖으로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제품 상세 설명 중 나의 이목을 사로잡는 부분이 있었다. controll9에서는 내가 우려한 이 필통의 단점을 오히려 부각시켰다.  

 "필통에 꼭 끈이 필요한가요?"라는 잠재 고객들의 질문에 "오리진 끈은 꼭 필요한 과정을 위해 디자인되었습니다."라고 답한다. 

돌돌 묶인 필통을 끈으로 푸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이런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제 나는 무언가를 적는구나.

 

출처: controll9

 

그렇기 때문에 끈을 풀거나 감는 이 과정은 불필요한 과정이 아닌,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컨트롤 오리진의 사용자 중 한 명은 이를 '하나의 의식'이라고도 표현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 집 브랜딩을 참 잘하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상품에 대해 사용자가 물음표를 가질 만한 부분을 오히려 제품의 강점으로 만들어 강조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인 것이다. 

 

브랜딩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서비스나 상품에 대해 신뢰감, 자부심 등의 정서를 경험하여 그 브랜드의 가치를 알게끔 만드는 것이다. 나는 컨트롤 오리진을 구매함으로써 단순히 펜을 보관하는 필통이 아닌, 끈을 묶고 푸는 행위를 통해 마음을 집중하게 된다는 브랜드의 가치까지 산 것이다. 

 

 


아래는 제품 후기 상세 컷이다.

나는 컨트롤 오리진 L 커피빈 색상을 구입하였는데, 일단 패키징도 마음에 들었다. 

패키징
손편지 형식의 메모

기억과 기록, 간직함과 되새김.
돌돌 말린 두루마리와 손 때 묻은 지혜.
이유 있는 불편함이 싫지만은 않은,
그러한 이유로 지금 당신의 손에 들린,
이 상자 안의 도구는 '자기다움'을 아는 당신에게 꼭 어울립니다. 

                                                                                                                         -주인을 찾아 행복한 컨트롤 9

컨트롤 오리진의 다채로운 색깔을 통해 패키징한 것뿐만 아니라 이 손편지 형식의 메모도 마음에 들었다.

 

 

전면샷

제품 전면 샷이다. 각인도 할 수 있어서 내 필명인 'HEAVENLY NOMAD'를 각인해놓았다. 필통의 끈을 묶고 푸를 때마다 보여서 좋다. 이전 제품 버전 같은 경우는 컨트롤 9 로고가 있었는데, 로고를 뒤로 빼고 각인할 수 있는 문구를 앞에 두는 방식으로 리뉴얼을 잘한 것 같다. 

 

 

상세컷

 

 

 

 나는 보부상으로 불릴 만큼 맥시멀리스트이기 때문에 컨트롤 오리진 중 가장 큰 사이즈인 L로 구매하였다. usb나 만년필을 보관할 수 있는 지퍼도 있다.  그 외에 펜도 최대 9개 정도 들어가는데, 넣을 수는 있다만 울퉁불퉁해지기 때문에 7개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가죽이 소가죽처럼 고급 재질이 아니라 인조 가죽이라서,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안감 가죽 마감이 잘 안된 것처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라 괜찮다. 나중에 돈 모아서 소가죽 사야지+_+

 

 

 

 

 

 

 

 

 

 

이상 제품 베스트 컷으로 후기 포스팅을 마치겠다. 

베스트컷